"아깝지만 버리세요" 아이 침 닿은 애플 정품 케이블, 계속 쓰면 안 되는 이유

육아하는 집이라면 피할 수 없는 아찔한 순간이 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가 충전 케이블 끝을 입에 넣고 쪽쪽 빨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죠. "혹시 감전이라도 되면 어떡하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만, 다행히 아이는 멀쩡합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이상하게 그날 이후로 충전이 되다 말다를 반복합니다. 비싼 애플 정품 케이블인데, 다 말랐는데도 왜 이러는 걸까요? 아깝다는 생각에 계속 써도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아이의 안전과 수백만 원짜리 기기를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 아이는 안전, 케이블은 사망: 왜 괜찮고, 왜 고장 날까?
아이가 케이블을 빨아도 감전되지 않는 이유는 최신 충전기의 뛰어난 안전 설계 덕분입니다. 콘센트의 220V 고전압은 어댑터에서 인체에 무해한 5V 내외의 저전압으로 바뀌고, 케이블 끝이 기기에 연결되어 신호를 주고받기 전까지는 전력이 거의 흐르지 않는 '대기 상태'를 유지합니다.
문제는 아이의 침입니다. 순수한 물과 달리 염분과 미네랄이 섞인 침은 전기가 잘 통하는 전해질입니다. 이 침이 케이블 커넥터의 미세한 금속 핀에 닿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부식(Corrosion)**이 시작됩니다.
이 부식은 마른 뒤에도 하얀 얼룩이나 얇은 막으로 남아 핀의 정상적인 접촉을 방해합니다. 이것이 바로 충전 불량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물이 아닌 침이라서, 말리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 '케이블 값' vs '기기 값': 진짜 아까운 것은 무엇일까?
애플 정품 케이블의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다는 믿음에 구매한 것이기에, 이런 사소한 사고로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하고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 아까워하는 '케이블 값'은 몇만 원에 불과합니다. 만약 손상된 케이블을 계속 사용하다가 내부 쇼트로 인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충전 포트나 메인보드가 손상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리 비용은 케이블 값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할 수 있습니다.
새 케이블을 구매하는 것은 지출이 아니라, **수백만 원짜리 기기를 보호하는 가장 저렴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케이블은 아이를 감전 위험에서 지키고, 기기에 손상을 주기 전에 스스로 망가짐으로써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현명합니다.

## 절대 금물! 물 세척과 잘못된 대처법
"침이 문제면 물로 씻어내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수돗물 역시 전기가 통하며, 커넥터 내부의 보이지 않는 틈으로 스며들어 훨씬 심각한 부식과 쇼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겉은 말라도 속은 젖어있는 최악의 상황을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면봉이나 뾰족한 도구로 핀을 닦아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연약한 핀이 휘거나 부러져 더 큰 고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BW-100' 같은 전문 접점 부활제를 면봉에 살짝 묻혀 조심스럽게 닦아내는 것이지만, 이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추천하지 않습니다.

## 결론: 안전을 위한 현명한 포기
아이가 케이블을 빨았다면 부모의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아이 걱정, 기기 걱정, 그리고 아까운 마음까지.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가치를 생각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하고 마음 편한 길은, 그 케이블을 **'아이와 기기를 지켜준 고마운 부품'**으로 생각하고 보내준 뒤, 새로 구매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안전, 그리고 값비싼 스마트 기기의 건강을 모두 지키는 가장 확실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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